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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은*
  • CFA Level3 합격 수기(직장인/건설사) New
  • 조회수 33
  • 등록일 2021-02-25

안녕하세요?
저는 2011년 12월 1차를 계획없이 봤다 떨어진 후, 취업과 결혼을 한 후 공부를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직장생활 중 더 깊은 지식에 대한 필요성 및 금융업으로 커리어 전향을 염두에 두고 다시 CFA에 도전하여, 2018년 6월 1차 합격, 2019년 6월 2차 합격, 그리고 2020년 12월 3차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이 게시판의 합격수기를 읽으며 용기도 얻고, 공부 방법에 대해 배워갔었는데, 최종합격 후 직접 합격수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도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 드렸으면 하는 바램하에 글을 작성합니다.

다른 합격자 분들은 어떠신지 잘 모르겠으나, 저는 3차가 가장 힘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교과목의 난이도는 물론 2차가 가장 어렵지만, 1~2차는 무한반복 문제를 풀고 연습하면 내용 숙지가 가능하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3차는 AM Session에서 주관식으로 문제를 풀어야 하고 계산문제가 거의 없기 때문에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인강/주요부분 독서/암기노트작성/문제풀이 과정을 계속 반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인지 1~2차는 힘들지만 머리는 안 아팠었는데, 3차는 영혼을 갉아 먹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코로나 때문에 공부기간이 굉장히 길어진 것도 한 몫 했다고 봅니다)

1. 공부과목 순서
이패스에서는 우선 PWM과 Institutional Investors 과목으로 시작을 합니다. 공부기간을 10개월 가까이 잡으신 분들은 이 두 과목으로 시작하셔도 무방합니다. 다만, 3차의 주제가 포트폴리오 이론 그리고 포트폴리오의 IPS에 따른 운용방법 (자산 종류/비중 등)이므로, 저는 자산군(Equity, Fixed Income, Alternative Investments, Derivatives)를 먼저 보실 것을 추천 드립니다. 각 자산군의 특징, 장단점, 포트폴리오에 끼치는 영향을 배우면, 포트폴리오와 관련된 과목인 PWM, Institutional Investors, Asset Allocation, Behavioral Finance의 이해가 그만큼 빨라진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Fixed Income과 같이 난이도가 좀 높은 과목으로 먼저 시작하시면 자신감이 떨어질수도 있겠으나, 멘탈 관리 하시면서 공부하시면 충분히 이해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2. 시험관련 정보(스터디 및 기타 포럼 활용의 필요성)
3차 까지 오면 그만큼 준비하는 국내 응시생의 숫자가 줄어들게 되고, 따라서 커리큘럼에 대해 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거나, 시험관련 제반사항에 대해 궁금한 부분에 대한 답을 찾기가 굉장히 어려워집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3차는 내용을 숙지하고 이를 주관식 문제로 출제하기에 본인이 공부한 내용을 이해를 했는지 교차검증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스터디를 구성하고 매주마다 과목 하나 정해서, 주1회 모여서 그 과목의 주요내용에 대해 서로 얘기했던 경험이 합격에 매우 큰 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는 회사동생과 스터디를 했는데, 둘다 합격했습니다) 아울러 스터디원과 마음이 잘 맞는다면 서로 의지가 되고 힘들때마다 서로 응원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CFA 공부를 안 해보신 분들의 격려는 CFA 준비를 해봤거나 같이하는 사람이 해주는 격려와는 비교자체가 안됩니다.
추가로, 스터디 외에도 외국 포럼/게시판을 적극 활용하실 것을 추천 드립니다. 이번 3차 커리큘럼 내용이 대폭 개정되어 기존의 Test Bank 문제를 그대로 믿고 가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컸습니다. 저는 Reddit의 CFA 포럼과 여기에 있는 분들과 Discord를 통해서 커리큘럼 내용에 대해 서로 게시글/채팅을 통해 정보를 받았습니다. 직접 게시글을 쓰는 일은 거의 없었고, 그냥 게시판과 채팅창 벽타기를 하다보면 필요한 내용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3. 공부방법
너무 잘 아시겠지만, 보통 CFA 준비하면 전에 분명 공부하고 완벽히 이해했던 과목의 내용이 기억이 안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2회독 까지는 페이지 마다 포스트잇으로 내용 요약정리를 했고, 3회독 때 포스트잇에 쓰여진 내용 중 기억이 안나는 내용을 따로 노트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는 문제만 풀었습니다. 커리큘럼북 End of Chapter(EOC)문제, 슈웨저 문제(책 및 앱(Reddit에서 무료로 Q Bank 사용법을 찾았음)), Mark Meldrum Q Bank(강추) 등 문제를 수없이 풀면서 공부했던 것을 복습했습니다. 물론 오답노트도 따로 만들고, 자주 까먹는 내용은 별도로 정리했습니다. 마지막 1개월은 노트 내용 중심으로 복습했으며, Mock은 7개 정도 시간 재가면서 풀었습니다. 문제는 많이 푸셔야 도움이 됩니다. 특히 객관식만 풀어오다 주관식을 접하게 되면 어색한 느낌이 들고, 익숙해지려면 무조건 연습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4. AM Session 대비
AM Session은 문제에 할당된 시간이 점수와 같습니다 (1분=1점). 아울러 각 문제의 Command Word (Explain, Justify, Determine 등)에 따라 요구하는 답의 내용 및 길이가 달라집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패스에서 오프라인으로 CFA 채점을 하셨던 분을 초빙해서 AM Session 관련 강의를 수강하면서 알게 되었으며, 기타 주요사항에 대해서는 인터넷 포럼을 참고 했습니다. CBT로 바뀌면서 어떻게 진행이 될지 잘 모르겠으나, 확실한 것은 정말 시간이 부족합니다. 저는 제가 자신 있는 과목 문제들 부터 풀었고 각 문제에 배정된 시간을 초과 안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그 결과, AM Session에서 못풀었던 문제는 Sub-question 1개였고, 성적은 70%가 나왔습니다. PM Session은 2차와 방법이 똑같으니 별도로 공부법에 대해 쓰지 않겠습니다.

5. 공부의 양
저는 개인적으로 제 CFA 여정을 봤을 때 매우 비효율적으로 공부했다고 생각합니다. 3번 모두 상위 10% 안에 들었고, 특히 3차는 오전 70%, 오후 80% 이상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시작했던 계기는 금융업으로의 커리어 체인지와 이를 위한 전문지식을 축적하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투자했던 시간이 아깝지는 않습니다. 3차 응시 직후 자산운용사로 이직도 하게 되어 저는 오히려 시간을 더 투자했던 부분에 대해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금융업 종사자가 CFA에 도전하는 것을 금융업에 계신 분들은 높이 생각해준다고 봅니다. 따라서, 합격을 목표로 공부하신다면 제가 추천드린 방법 중 비효율적이라고 보시는 부분은 생략하셔도 됩니다. 그러나 휘발성이 매우 강한 이 내용을 이해하고 내것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 마지막 불을 태운다는 마음으로 준비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으실거라고 생각합니다.

3년의 여정을 가능하게 만들어준 이패스 임직원 및 강사님들께 굉장히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를 믿고 기다려준 와이프와 아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울 뿐 입니다. 3차 준비차 본 글을 읽는 분들, 정말 얼마 안남으셨으니 힘내세요!!

  • 박태*
  • CFA Level3 합격 수기(일부 이슈사항 중심으로) New
  • 조회수 125
  • 등록일 2021-02-22

안녕하세요
드디어 이 CFA 시험의 종지부를 찍고 합격수기를 쓰게 되어 기쁩니다.

저는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금융권 재직 중입니다만 업무가 투자의사결정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이 없어
직무로 인한 배경지식 상의 메리트는 적었던 것 같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합격수기를 이미 훌륭한 내용들이 많으므로 저는 본 시험을 준비함에 있어 몇가지 이슈 사항들에 대하여

제가 취했던 전략? 혹은 공부 방식을 설명드릴까 합니다.


1. 커리큘럼과 슈웨이져를 모두 봐야하는지?

- 수험생 간에 끈임없이 나오는 이슈 중에 하나는

슈웨이져에 커리큘럼 북까지 vs 슈웨이져만 제대로

저의 경우 직장 다니면서 커리북까지 볼 여력은 안되었던 관계로 다음의 전략을 취했습니다. 커리큘럼 북을 보지 않는 대신에,

ㅇ기본서는 슈웨이져만으로 한다. 다만, 슈웨이져의 모든 내용을 커버한다. no skip

ㅇ테스트뱅크를 가능한 빨리 시작한다. 그리고 슈웨이져에 없는데 테스트뱅크에 있다면 이는 커리큘럼 북에 있을 것이고 전제하고,

테스트뱅크의 모든 내용도 다 커버한다. (테스트뱅크에서도 버린 내용은 없는 듯 했습니다.)

이렇게 슈웨이져와 테스크뱅크를 제대로 커버한다면 구지 커리까지는 안봐도 된다는 결론입니다.

다만 커리의 문제는 다 풀었고, 이러한 전략을 위해서는 테스트뱅크 풀이 시작이 늦어서는 안될 듯 합니다.


2. 서브노트 작성해야 하는지?

-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입니다. 서브노트가 문장을 요약하고 압축하여 작성하는 것인데 영어로 되어 있다 보니 효용이 다소 떨어지지 않나

하는 생각과 레벨3의 경우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서브노트를 작성하고 나중에 그것만 보게 되면

소위 portfolio management 관점에서의 시각을 잃을 것이 우려되었기 떄문입니다..

하지만 역시나 시간과 여러 제약으로 ㅠㅠ 서브노트를 활용할 수밖에 없었고, 나름 슈웨이져를 안봐도 될 정도로(?) 서브노트를 작성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작업이 상당히 시간이 많이 걸리고, 머리 속에 기억으로 남기기에는 슈웨이져를 반복적으로 보는 것에 비해

단편적으로 서술한 서브노트가 더 효용이 있는지는 지금도 의문입니다. 저의 경우 이러한 부족한 부분들이

테스트뱅크를 통하여 보완을 많이 하였던게 주효하였던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시간이 충분하다면 슈웨이져를 반복할 것을, 그렇지 않다면 서브노트를 작성하시고 문제풀이를 보다 많이 하실 것을

권유드립니다.


3. 에세이 준비

- 레벨3에서 제일 스트레스 가는 부분이 아마 이 에세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출문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데 매년 바뀌는 커리북과 경향 때문에 몇년전 기출을 보면 시의적절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저는 기출문항을 따로 풀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테스트 뱅크의 에세이 문항들을, 해설까지 최대한 숙지하였으며,

이패스코리아 모의고사를 별도 구입하여 풀었습니다.

답안 작성에 대해서 너무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연습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완벽한 문장을 구사해야 겠다는 접근이

아니라, 그래프/수식/기호 등을 조화롭게 사용하여 가장 논리적으로 와닿는 답안이 무엇인지를 생각하여 도출하려고 하는 접근이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4. 버리는 부분

- 시간이 부족하여 쫓기다 보면 버릴까 하는 과목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GIPS 라든지, 대체투자라든지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은 과목들을

고려하게 되는데, 아예 내용을 버리지는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입니다.

보다 깊이 있게 준비를 못하는 과목이 있을 지언정 버려서는 안됩니다.. 정말 슈웨이져 조차도 볼 시간이 부족하다면 모를까

그정도가 아니라면 비중이 작은 과목이라도 슈웨이져 연습문제 정도는 풀 수 있을 정도까지는 하는 것이 좋습니다.

에세이에서 의외로 큰 비중을 차지할 수도 있고 슈웨이져 연습문제 수준으로도 풀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두서없이 쓰다보니 괜찮은 수기인지 모르겠네요 ㅎㅎㅎ

일부 수험생 간에 궁금해 하는 사항에 대하여 어쨌든 합격한 자의 경험담이자 의견이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시험 준비하시는 분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 여지*
  • CFA level3 합격 (그러나 이건 공부에 도움이 되는 글은 아닙니다) New
  • 조회수 149
  • 등록일 2021-02-21


마침내, 3년이라는 긴 여정 동안 준비한 CFA 시험에 최종 합격했습니다.

돌아보면 처음부터 참 우여곡절이 많았던 3년이었습니다. "국경없는 의사회"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건설시공업 일을 배우다가 4개월 째에 발목 인대가 모두 끊어지는 일을 겪었고, 음울했던 몇 개월의 시간을 홀로 보내며 고민 끝에 시작한 시험 준비였으니까요. 물론 금융이나 경제에 대해 아는 지식이라곤 전무하다시피 했지요.

그전까지는 거의 무관심했던 "큰 부"에 대한 열망으로 시작한 공부였고, 지식과 이해가 늘어갈수록 먹물만 먹은 샌님이 되고 싶지 않았기에 CFA 커리큘럼에서 다루고 있는 파생상품 매매를 틈틈히 병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참 많은 돈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겪기 전 이미 수천 만원의 손실을 보았고, 코로나 사태 발발 직후 단 4일 만에 900 만원을 벌어 잠시 우쭐해졌지만, 이후로 또다시 큰 손실을 보기 시작습니다. 하지만 손실이 커질수록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고, 욕망도 사그라들기는커녕 더욱 활활 타올랐지요. 그렇다고 영화에서와 같이 드라마틱한 반전은 없었습니다. 그저 도박 중독자의 그것과 같은 악순환에 빠졌을 뿐이지요.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결과를 개선시키려고 나름 부단히 애를 썼다는 정도일까요.

그러다 Level 3 시험을 반년 조금 못되게 남긴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되었지요. 바로 어머니의 난소암 3기 말 판정. 저로서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었습니다. CFA 커리큘럼에서는 고객자산관리에 있어 고객 Life cycle에 따른 리스크를 항상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그것이 다른 누가 아닌 바로 내게 일어날 줄이야.

파생상품 매매에서 지속적으로 돈을 잃는다 하더도 그것은 결국 제 자신이 원통해하다 보면 시간이 지나 다시 심리적인 안정감을 되찾는 그런 류의 문제였지요. 하지만 어머니의 암 선고는 전혀 달랐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시험 준비를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하고 있던 사업 활동을 최대한 줄이며, 틈틈히 어머니의 병간호를 병행하는 것뿐이었지요. 오죽했으면 십 년 넘도록 찾지 않았던 신의 도움까지 간구하며 기도했을까요. 물론 무언가라도 해야겠다는 심리적인 압박에 못이겨 파생상품 매매를 가끔씩 했고, 수익은 커녕 도로 중간중간 뚫린 싱크홀처럼 가끔씩 맞닥뜨린 큰 손실로 인한 절망감을 차마 어머니께는 말씀드리지 못한 채 꾹꾹 억눌러야 했던 것도 일이라면 일이겠지요.

그리고, 시험을 약 2개월 앞둔 시점에 기적이 벌어졌습니다. 갑자기 병원에서 퇴원하신 뒤 절 방문한 어머니와 바닷가를 거닐던 그 순간을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때 어머니께서는 "암이 완전히 나았대."라고 하셨지요. 잠시 말을 잃은 저는 재차 어머니께 여쭈어 보았고, 재차 확답을 듣고서 저도 모르게 울고 말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단 한 번의 수술도 없이 어머니의 암이 깨끗이 사라진 것입니다. 당시 의사도 처음 보는 일이라며 놀랐고, 어머니도 놀랐으며, 저도 놀랐습니다. 그 기적 같은 일, 아니 그 기적에 저는 신께 감사를 드렸고 그때부터 조금씩이나마 신을 다시 찾게 되었지요.

그 후로 2개월이 지났고 CFA 시험 당일, 시험에 임하는 제 마음은 평온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전년도에 비해 여러 곳으로 분산되고 축소된 시험 인원 때문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공부의 끈을 놓지 않은 스스로의 노력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또 시험은 그저 끝이 아니라, 취업과 경력이라는 앞으로의 더 큰 여정의 시작에 불과함을 알았기에 그랬던 것일지도요.

그렇게 오전 오후 3시간씩, 총 6시간의 시험을 보고 난 뒤 드는 생각은 "잘 본 것 같아, 왠지 붙을 것 같아." 였습니다. 하지만 삶이란 늘 제 마음대로 되지 않았기에 마음 한 구석이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무려 11주라는 시험 발표일까지 저는 불확실성의 시간을 견뎌내야만 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저는 지금껏 CFA 커리큘럼만 따라가느라 미처 관심 갖지 못한 우리나라 업종과 산업에 대한 공부를 했고, 미뤄왔던 파생 트레이딩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매우 조심스레 매매한 한 달 동안 약 120만원의 수익을 거뒀고, 그 수익의 세 배 이상을 단 며칠 만에 모두 날렸으며, 그 후로 한 달간 파생 트레이딩을 끊었고, 합격 발표가 난 후 처음으로 임한 그제 하루만에 140만 원의 손실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어제, 개인 투자자로서는 다시는 파생 트레이딩을 하지 않겠노라고 굳게 다짐했습니다. 그 다짐과 함께 파생 트레이딩으로 돈을 벌겠다는 지난 3년 간의 꿈을 한때의 망상으로 여기고 이제는 완전히 접기로 했습니다. 수 배의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위험성과 빈약한 자본, 그리고 개인 포지션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득세하는 파생시장에서 큰 수익을 벌어보겠다는 것이 그저 환상이며 과욕일 뿐임을 이제는 여실히 깨달았고, 무엇보다 부질없고 낭비적인 활동에 시간과 노력을 쏟는 데 넌더리가 났거든요.

그리고 이제는 몇 푼의 돈을 버는 것보다 더 급하고 중요한 문제, 바로 취업이라는 문제가 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합격 발표가 나고 사흘 뒤인 어제부터 저는 기업들에 이력서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중소형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각각 한 곳에 이력서를 냈고, 면접 준비를 위해 해당 기업들의 사업내용과 지배구조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습니다. 또 면접 요령에 대한 유튜브도 열심히 보았지요. 그러다보니 이기지도 못하는 파생 트레이딩에 대한 관심이 절로 싹 사라지더군요. 그걸 본 어머니는 제가 하루만에 잃은 큰 돈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었다며 좋아라 하시더군요. 참.. 자식을 위하는 부모의 마음이란 바로 이런 건가 싶습니다.

지금껏 제가 해 온 많은 일들은 사무직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면접이라고 하더라도 사전에 만나 편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서류전형에 합격하더라도 공식적인 면접은 서른 다섯 먹도록 처음인지라 내심 긴장이 됩니다. '어눌하게 말하지 않아야 할 텐데,' '딱 부러지고 일 잘할 것 같은 인상을 줘야 할 텐데' 등등, 정말 많은 생각이 드는 나날입니다.

하지만, 결국 가야 할 길이라면 즐기면서 가야겠지요. 지금껏 그래왔듯, 누가 떠밀어 억지로 가는 길이 아니라 제가 진정 원해 가는 길입니다. 지레 겁먹어 위축될 하등의 이유가 없지요. 무엇보다 저는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그러니 그저 제가 걷는 그 모든 여정 동안 세상에 대한 겸허함과, 노력한 제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고 나아가면 그만입니다. 누군가는 내일 모레면 마흔이라고 폄하할 나이에 무경력 신입으로서의 지원. 하지만 저는 벌써부터 제가 맞이할 또다른 새로운 여정에 벌써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합니다. "한 번 해 보자, 후회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으며, 정성을 다해 보자." 이런 심정입니다. 결과는 내가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니 그저 그 과정에서만큼이라도 전심전력을 다해보자고.

말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이만 줄여야겠네요. 사실상 공부 방법과는 무관한 긴 글을 읽어 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무쪼록 바쁜 중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든 분들이 결국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으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래서 다들 멋진 대한민국의 금융인들이 되시길!

마지막으로 그동안 저의 집요하고 귀찮은 질문에도 정성껏 답변해 주신 모든 강사님들께 진심으로 죄송스러움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제가 이루어낸 그 어떤 성취도 저 홀로 이루어낸 것이 없으며, 모두 강사님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럼 다들 평안하시고,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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