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18일 토요일 오후 3시에 TGL 경복빌딩에서 CFA Level 1 시험을 응시하였습니다. 며칠 전 운 좋게 합격 이메일이 와서 합격 후기를 작성합니다.

먼저 제 소개를 드리자면, 저는 대학시절 공학을 전공하였고 대학 졸업 후 취미 삼아 이패스 금융 자격증 강의를 통해 투자자산운용사, 재무위험관리사, 금융투자분석사를 취득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정식으로 상경계열 수업을 하나도 이수한 적이 없어서 회계학, 경제학 지식은 베이스가 거의 없었고 다행히도 언급한 국내 자격증들은 이러한 지식이 부족해도 합격할 만한 수준의 난이도였다고 생각합니다.

CFA는 Financial Report Analysis 과목이 비중이 매우 큽니다. 저도 시험 준비 기간에 CFA Level 1 시험 후기들을 인터넷에서 많이 찾아보았지만 대부분 상경계열 응시자로 보여서 실제 난이도를 가늠하기 어려웠습니다. 더구나, CFA 윤리 규정상 출제된 문제를 언급하는 것도 힘들어서 시험 준비가 막막했습니다. 대부분 일반적인 자격증을 준비한다면 이론을 한번 훑고 기출문제를 열심히 반복해서 푸는 방식으로 대비하는 것이 정석인데 CFA는 가이드라인이 크게 없어 보여서 먼저 이패스 CFA 강의를 신청하고 전 과목의 이론 강의를 들었습니다. 강의를 통해 대략적으로 CFA Level 1에서 어떤 주제를 다루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시험 응시 경험이라도 쌓고자 2022년 5월 CFA Level 1 시험을 무작정 등록하고 응시하러 갔습니다. 3지 선다 시험이고 시험 문제는 심도 있는 문제보다는 아느냐 모르느냐 묻는 수준의 간단한 시험이라고 해서 시험을 보고 나서 합격을 예상했지만 보기 좋게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CFA Institute에서 제공하는 성적표에 의하면 Minimum Passing Score와 제 점수가 거의 겹쳐져 있었는데도 떨어진 걸 보면 턱걸이로 떨어진 것 같았습니다. 마케팅인지는 모르겠지만 CFA 협회에서 광고할 때는 합격률도 30% 수준으로 아주 높아 보여서 과한 자신감이었나 봅니다.

2022년 5월 CFA Level 1 시험 불합격 발표가 나자마자 한 번 더 응시하겠다고 마음먹어서 바로 연 이어서 2023년 2월 CFA Level 1 시험에 등록했습니다. 이때 환율도 엄청 높았던 시기라 큰돈 나갔습니다. 평소엔 후회 안 됐다가 응시 비용 결제할 때 좀 더 열심히 했다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의 의지와는 달리 2023년 2월 CFA 시험 준비 우선순위는 현업에 밀려서 Test Bank, Mock Test는 여전히 못 보고 시험이 1달 정도 남았을 시점에 이전에 봤던 내용도 휘발되어서 다시 슈웨이저 노트를 정독했습니다. 윤리는 사례들을 읽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헷갈리고, FRA는 슈웨이저 노트를 읽다가 너무 막막해서 다른 나머지 과목들을 먼저 리뷰하고 보기로 하였습니다. 시험에 임박했음에도 FRA와 윤리는 전체 내용을 훑지 못하고 비중이 높은 FRA 시험을 운에 맡기고 시험을 응시했습니다. ^^7

시험 결과는 그래도 다른 과목들이 꽤 높은 점수를 내줘서 합격했습니다. CFA 시험에 과락제도가 없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윤리는 공부를 안 했는데도 점수가 저번 시험이랑 비슷한 걸 보니 신기한 과목 같습니다. 

쓰고 보니 정말 비중이 높은 과목 2개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턱걸이 합격생으로써 공부 방법을 상세히 알려주는 것은 아니고 열심히 준비한 사람에 비해 저 같은 사람도 턱걸이 합격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려고 글을 작성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저처럼 2번 응시하지 마시고 충분한 기간을 가지고 여러 번 반복하면서 여유 있게 학습하시길 바랍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