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CFA 3차 시험 합격 발표가 났다. 시험 결과는 메일로 통지되는데, 합격자의 경우 Congratulations! 라는 말과 함께 시작된다. 발표 예정 시간은 오후 10시쯤 이었고 1시간 정도 메일이 빨리 도착했다. 떨리는 마음에 내용을 손으로 가리고 메일 제목부터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그러던 와중 보이는 Congratulations. 믿기지가 않아서 공식 홈페이지에 다시 한 번 로그인 해 Account 탭을 확인했다. 그 곳 또한 “Congratulations! You have passed all three levels of the CFA Program exam” 이라고 적혀있었다. 그제서야 붙었다! 하고 방 안에서 크게 소리지를 수 있었다. 나는 코로나로 방 안에 격리되어 있었지만, 이 외침을 들은 엄마, 아빠, 우제도 같이 축하해 주었다.

딱 2년이 걸렸다. 2020년 6월, 처음 CFA 시험을 등록하고 공부를 시작했었다. 그리고 2022년 5월 말 마지막 3차 시험까지 공부하고, 시험보고, 결과를 기다리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특히, 훈련소에 있을 때 2차 시험 결과를 인터넷 편지로 받아본 것과, 3차 시험 직전 터진 루나 사태로 인해 정말 힘들게 공부했던 두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1~3차 시험 기간 동안 약 1,000 시간 정도를 할애해 공부했는데, 당시엔 힘들었지만 그 시간들이 단단하게 뭉쳐 내 지식의 기반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스스로에게 뿌듯했다.

시험은 모두 끝났고, 적어도 타이틀 상으로는 금융 전문가가 되었다. 이제 관련 경력만 채우게 되면 CFA Charter Holder가 된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CFA 호칭을 명함을 포함한 어디에나 사용할 수 있다. 이전에는 합격 발표를 보고 나서도 다음 시험을 접수하고, 인터넷 강의를 오픈하곤 했었다. 이번엔 그러지 않으니 무언가 기분이 이상하고 붕 뜬 느낌이 든다. 일단 합격의 기쁨을 좀 즐겨야겠다?